시놉이 재미있어 보였고 현대물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현대판 입헌군주제의 대한민국이라는 다소 독특하게 시작해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드라마 '궁'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궁과는 전혀 다른 느낌! 빠져들게 만드는 주인공들에게 반했어요.
입헌군주제의 절대 권력자이면서도 어린 군주를 섬기기 위해 애쓰는 안형대군 이현의 등장과 그가 지키는 수성궁의 궁녀 운영과의 사랑은 애절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사랑이 안타깝더라구요.
특히나 운영의 아버지를 둘러싼 비밀을 기점으로 궁녀로 들어오게 된 운영의 운명이 어찌될지 궁금지는데 우연히 스친 인연은 안형대군의 절친 국문과 교수인 김유영으로 만나면서 삼각관계를 묘한 시선으로 표현하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세 사람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질투와 애증의 폭발을 기대하며 2권을 향해 달려갔는데 흔치 않는 설정이라 자칫 어려워서 지루할 뻔하고, 뻔한 이야기였을 이야기는 작가님의 필력으로 탄탄하게 풀어내셨습니다.
운명이었다고 생각한 이현이었으나 어긋나기 시작한 타이밍속에서 인연이 된 유영으로 인해 운명이기 시작한 우연이 기가막히네요.
같은 아픔으로 서로에게 익숙하기 시작하면서 두근거림을 시작한 유영과 운영사이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이현의 아픔도 생생했고요.
그래서 남주가 이 남자였구나 라고 편가르기 보단 사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지 혹은 담아냈는지를 가슴에, 머리에 미련과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긴 건 비단 여주뿐이 아닐 것 같아요. 죽음이 주는 절망감, 그러면서도 죽음이 준 영원함을 담을 수 밖에 없는 운영도 기억에 남네요.
그정도의 사랑을 받은 운영이 부럽기도 하면서 아픈 사랑은 싫어요ㅠㅠ
신인이지만 다음작품이 너무 보고 싶은 작가님을 오랜만에 만나서 좋네요.
오랜만에 청어람에서 만난 좋은 글, 좋은 작가님이라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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